[문화 노트] 2PM 박재범과 빗나간 애국주의

한국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던 아이돌 그룹 2PM의 리더 박재범(22·사진)이 8일 그룹에서 탈퇴하고 한국을 떠났다. 연습생 시절이던 4년 전 그가 미국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 스페이스’에 남긴 말 때문이다. 그는 “한국이 싫다”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재미동포 출신으로 언어와 문화가 낯선 한국에 들어와 연습생 활동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지난 주말 관련 내용이 인터넷 연예매체에 보도된 직후 박재범과 소속사인 JYP는 “철없고 어려 모든 잘못을 주위 상황으로 돌리는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인터넷에선 ‘박재범 퇴출운동’이 벌어졌다. 그룹 탈퇴와 출국이라는 극단적 결론이 나오기까지 나흘이 채 안 걸렸다.

이번 사태는 ‘제2의 유승준 사태’로 명명되기도 했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민감하고 강력한 애국주의·민족주의 콤플렉스를 드러냈다. ‘한국이 싫으면 떠나라’는 식의 강고한 애국주의는, 공인도 유명인도 아닌 일개 연습생 시절의 미숙한 발언까지 ‘사상검증’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일부 인터넷 연예매체들의 왜곡된 기사생산 방식이 가세했다. 넷 세상의 작은 가십거리를 ‘여론’의 이름으로 확대 포장하면서, 실제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환기시키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모든 정보가 낱낱이 공개되고 기록이 추적되며 공과 사의 경계를 허무는 디지털 미디어의 가공할 위력이다. 4년 전 인터넷 친교사이트에 남긴, 아마 그 자신은 잊어버렸을 지도 모르는, 껄렁한 수다 같은 글이 잘나가는 아이돌 스타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사실 인기 스타나 유명인이 개인적 공간으로 생각하고 미니 홈피에 무심코 남긴 글들이 예상외 파장을 불러온 사태는 적잖다. 글 쓰는 사람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생각하지만, 공과 사가 뒤섞이는 디지털 미디어의 속성에 더하여, 인터넷 공간에서 합리적으로 통용되는 윤리와 규범의 부재가 한몫 하는 탓이다.

어쨌든 ‘짐승 아이돌’ 2PM의 실력파 리더 박재범은 미국으로 돌아갔고, 사태는 ‘애국심이 부족한 한 동포스타의 퇴출’로 마무리되는 듯하다. 물론 부적절하고 미숙한 발언이었지만, 아이돌 스타의 해프닝성 설화에 그칠 수 있는 사안을 중차대한 사회적 사건으로까지 키운 우리 사회의 행태도 미숙한 것이 아닐까. 박재범에게 조국은 참으로 가혹하고 무섭게 기억될 것 같다. 

양성희 기자


2PM朴宰範和扭曲的愛國主義

梁誠希 記者 | 2009.09.10 08:54

 

因發表貶損韓國的言論而在韓國備受爭議的2PM組合隊長朴宰範(22歲)在9月8日宣布退出2PM組合,之後離開了韓國。這都是因4年前他還是實習生的時候在美國網站交友網(MySpace)上的留言所致。他曾留言說:“韓國很惡心”,“韓國人像傻子”。當時,美籍韓僑出身的朴宰範剛到韓國做實習生。

在上個周末,相關的內容被網絡娛樂媒體報道之後,朴宰範及其經紀公司JYP就道歉稱:“因為年紀小不懂事,所以把錯誤都歸咎為周圍的環境,做錯了事情”。但是風波並沒有這樣停息。在一些網絡上出現了“讓朴宰範退出”的活動。直至最後出現令其退出組合和離開韓國這樣極端的結論,用了僅僅不到四天的時間。

這次事件還被命名為“第二個劉承俊事件”。韓國社會仍然彌漫著敏感又強烈的愛國主義和民族主義情結。“如果討厭韓國那就離開”這種方式的頑固的愛國主義延續到現在,演變成對既不是公眾人物又不是名人的一介實習生的不成熟的言論都要進行“思想鑒定”的地步。

一部分網絡媒體扭曲的報道方式也為這次事件火上澆油。把網絡上的閑言碎語冠以“輿論”名字進行渲染包裝,實際上就是利用輿論的力量進行攻擊。

這次事件引發的更加根源性的問題是,所有的信息都毫無遺漏的被公開,過往記錄也都被追查出來,公私界限漸漸變得模糊的數字媒體的可怕威力。4年前在交友網上留下的,恐怕連其本人都早已忘記了的類似閑來無事發牢騷一樣的文字,卻成了當紅偶像明星的絆腳石。

事實上,當紅明星或名人將個人主頁當作很私人的空間,在上面無心地留下的文字意外地引發風波的例子並不少見。這是因為,雖然留言的人把網頁作為一個很私人的空間,但是數字媒體本身公私混雜不分的性質,加上網絡空間缺乏合理通用的倫理和規範都起了推波助瀾的作用。

總之,2PM的實力派領軍人物朴宰範已經回到美國,這次事件似乎也應該以“愛國心不足的同胞明星的退出”做個結尾。當然,朴宰範不恰當、不成熟的言論應當受到懲戒,但是我們的社會卻把一個本來可以以偶像明星的笑談逸聞做結的小事升級成一個重大的社會問題,這樣的做法是不是也同樣的不成熟?對於朴宰範來說,祖國似乎真的會變成一個可怕的記憶。

韓國中央日報中文網 http://cn.joins.com/big5

arrow
arrow
    全站熱搜

    貓熊班長 發表在 痞客邦 留言(0) 人氣()